전공의들이 파업한다는 소식에 수련병원들은 비상이 걸렸다. 하루 동안 진행되는 파업이지만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까지 포함된 만큼 인력 공백에 따른 진료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이 오는 7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접한 수련병원들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소속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파업 참여 여부를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병원도 있다.

파업 당일 진행되는 수술을 취소하거나 줄이고 외래 진료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게 병원 측 입장이다. 전임의와 전문간호사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곳도 있다.

서울 소재 A대학병원 원장은 3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난감하다. 환자들이 있으니 병원 입장에서는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며 “파업 당일 예정된 수술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외래 진료를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전임의, 전문간호사들과 협의해서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파업 참여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병원 차원에서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필수유지업무 분야도 파업을 하겠다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방침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대표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필수유지업무까지 파업을 하겠다고 해서 우려가 된다”며 “파업까지 며칠 더 남았으니 그 때까지 대화를 더 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수련병원의 경우 전공의들도 필수유지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D대학병원 소속 전공의는 “전체 의국장들이 모여 필수의료시설에서 빠질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최대한 많은 전공의들이 참여해야 하지만 필수유지업무 자체가 마비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파업에 최대한 많이 참여했다가 위급한 상황이 되면 최소한의 필수인력을 병원으로 복귀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김형철 대변인(세브란스병원 전공의)은 “대전협 차원에서도 환자가 어떻게 되든 말든 전공의들이 다 나와서 파업하라는 게 아니다. 필수유지업무를 남기고 파업을 하자고 하면 많은 전공의가 참여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고 병원별로 해석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포함시킨 것”이라며 “필수유지업무가 마비돼 환자의 생명이 위급해 지는 일이 없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많이 파업에 참여하자는 게 대전협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이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만 전략적인 수단으로 선택한 파업은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대전협이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의사가 있겠는가. 대한민국에 사는 의사라면 다 공감하는 부분”이라면서도 “파업이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의사들이 파업을 했을 때 얻은 게 있었나. 오히려 국민이 의사를 등지는 역효과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의사 파업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적도 없다. 그냥 우리끼리만 얘기하고 있는 셈”이라며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했다.

대한병원협회는 전공의 파업에 대해서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병협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대전협의 비판 대상이 됐다.

병협 정영호 회장은 “노동자라면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전공의 파업이 의료 현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겠지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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