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게시판에 국민청원 게재…의료인력 충원 방안으로 제시
“공공 의료에 자원할 인력들 이미 충분히 있어”
“정부는 의료공백 대체 PA 간호사들 또 묵과할 것인가”

정부가 의료인력 지역 불균형을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무기한 파업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전문간호사 역할 법제화 및 PA(Physician assistant) 양성화를 통해 의료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전문간호사의 역할 법제화 및 PA 간호사 양성화를 통한 의료인력 충원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자신을 대학병원 간호사로 소개한 청원인 A씨는 의사 부족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을 위해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합법화해 기존에 자격을 취득한 전문간호사들에게 더 명확한 권한을 허용하고, 그간 음지에서 일해오던 PA 간호사들이 자격을 갖추고 공식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현재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NP(Nurse Practitioner)제도와 같이 전문간호사 제도가 있다”면서 “의사 부족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들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위해 1973년 분야별 간호사가 생겼고 지난 2000년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전문간호사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나 대만에선 NP가 독립적으로 환자를 볼 수 있고 처방권도 있으나, 국내에선 의료법과 국민정서상 처방권과 진료권한은 제한된 형태로 변형돼 도입됐고, 현재도 의사와 불명확한 업무 경계에 있다”면서 “실제로 전문간호사에 대한 수요는 높으나 법적 제도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충분한 공급이 이뤄질 수 없었고, 이에 따라 대형병원에서는 PA가 법적 테두리 밖에서 개별적으로 양산돼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에 따라 PA에 대한 자체적 수요는 더 증가됐고, 현재도 대형 병원이 전공의 없이도 돌아갈 수 있는 이유는 현장에서 소리 내지 못하고 환자를 위해 일하는 PA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면서 “PA는 매년 언론에 등장하지만, 항상 불법적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로 대형병원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PA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정부가 전문간호사 역할 법제화 및 PA 양성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 

그는 “왜 보건복지부에선 이렇게 양성된 인력을 위중하게 필요한 시기에 활용할 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냐”면서 “왜 일부 간호사들이 음지에서, 환자에게 보람을 준다는 기쁨만으로 버티며 내면의 양심과 싸워가며 목소리도 못 내고 묵묵히 지시에 따라 환자를 돌보고 있는데, 수시로 병원의 주체인 의사단체로부터 불법의료행위에 대한 고발을 당하는 걸 방관하고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준비된 전문간호사들을 법제화(배치기준, 인력기준, 역할, 보험수가 등)하고 그동안 음지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던 PA 간호사들에게는 이미 준비된 훌륭한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간호사가 돼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면서 “공공 의료인력으로 쓰여 지는데 기쁨으로 자원할 인력들이 이미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발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발췌

지난달 24일에도 ‘전공의 파업 대신해 일하는 간호사(PA), 의료공백의 실질 대체인력입니다. 법제화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 B씨는 “복지부 측도 이미 PA의 존재를 알고 있으나 이를 묵과하고 있다”면서 “일하는 PA 간호사들은 불법행위로 고발당할까 싶어서 스스로 피해를 보면서도 쉬쉬해 수면위로 그들의 고충이나 주장이 드러나기 힘들다”고 전했다. 

B씨는 “정부는 실질적으로 이 의료공백을 대체할 수 있는 PA 간호사들을 또 묵과할 것이냐. 이제는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역할에 대해 존중할 때가 되지 않았냐”면서 “의료공백 위기 상황에서 활약하는 PA 간호사들이 또 업무만 하고 그들의 노고가 사라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한편 청원인 A씨는 파업에 참여한 의사들이 조속히 병원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A씨는 의사들에게 “‘환자를 위한다’는 이유로 환자를 버린 것과 같은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며 “지금의 모습은 진료를 볼 수 있는 자격으로 국민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과 같다. 그동안 환자를 위해 사리사욕을 버리고 개인의 삶조차 포기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준 의사 선생님들조차 현재의 파업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지지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선생님들께서 의사가 되기로 결정했을 때의 그 고결한 초심은 무엇이었냐”면서 “만약 그런 초심조차 없었다면 국민건강을 이야기하며 정의롭게 병원을 나간 그 이중적인 발걸음이 다시는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공의 및 전임의 등이 빠져 나간 의료현장에 소위 PA라고 불리는 간호사들이 업무를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나간 후, PA 간호사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냐”면서 “실제로 전공의, 전임의 선생님들 및 교수님들이 인정하시듯 PA 간호사들은 이미 특정 분야에선 전공의보다 더 숙련돼 있기도 하다. 전공의는 여러 파트를 돌며 수련하지만 PA 간호사는 특정 부서에서 그 분야의 의료행위를 누구보다도 오래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PA 간호사들이 초과근무를 하며 병원을 지키고 있는데 빚진 마음이냐, 아니면 여전히 없어야 할 불법 의료인이라고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A씨는 “의사라는 직업이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이고, 그 직업을 갖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아오셨는지 안다. 의사선생님들은 그 길을 선택한 것만으로도 존중 받아 마땅하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의사만이 고귀한 건 아니다. 지금 선생님들께서 보여주고 계신 모습은 우와 열을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품은 마음이 정의롭다 하더라도 현재 드러나는 모습은 그렇게 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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