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의료계 문제이자 올해 국감을 뜨겁게 달궜던 PA(Physician Assistant, 이하 PA)가 '전문간호사 제도'를 기반으로 정착될 전망이다.

보건당국이 의사-간호사 간 직역갈등의 원인이기도 했던 PA의 업무범위를 의료법에 따라 분명하게 구분, 제도화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사진>은 지난 31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를 통해 향후 PA 역할정립 방향에 대한 복지부의 계획을 밝혔다. 국정감사 기간 동안 복지부에 쏟아진 PA관련 국회질의에 대한 답변초안인 셈이다.

이번 국감에서 국회는 여야구분 없이 PA문제를 지적,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간호사 출신인 윤종필 의원은 복지부가 문제를 방치해 PA로 인한 문제가 커졌다고 비판했으며, 윤소하 의원, 신동근 의원 등은 PA불법 행위를 야기한 의료계 실태를 파악해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국회의 질타에 박능후 장관은 "전문간호사 제도를 활용한 PA제도화 방안을 검토중이다"며 "'의사·간호사 직무범위 조율 협의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답변을 전했다.

전문간호사 제도 활성화를 골자로 올해 2월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인재근 의원 대표발의)에 따르면, 현재 복지부는 ▲보건 ▲마취 ▲정신 ▲가정 ▲감염 ▲산업 ▲응급 ▲노인 ▲중환자 ▲호스피스 ▲종양 ▲아동 ▲임상 등 총 13개 분야에서 전문간호사를 인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전문간호사 자격요건의 모법을 보건복지부령에서 의료법으로 상향조정해 전문간호사제도의 근거를 명확히 하고, 업무범위 등도 복지부령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지역 간 업무범위 조정에 신중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정부 의견을 수용해 개정한 시행시기를 2년 유예해 실질적인 전문간호사 제도 활성화는 2020년 5월부터 시작된다.

복지부는 이를 기반으로 PA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기일 정책관은 "PA역할을 13개 전문간호사 분야 중 어디에 녹여낼 지, 혹은 신설해야 하는 것인지를 고민중이다"며 "단, 의료법에 근거한 간호사 역할에 '전문간호사' 역할을 부여한다는 것이 기본전제다. 수가 등을 통해 전문간호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병원 내 PA 인원과 실제 역할 등 실태를 조사중으로, 정확한 실태 파악이 이뤄진 후 어떻게 PA역할을 분담할 지 검토하고자 한다"며 "실태조사 결과는 연말 내에 나올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의한정협의체 무산으로 불투명해진 의료일원화 문제도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가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일 정책관은 "국민건강 차원에서 의료일원화 필요성은 의료계와 한의계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다. 쟁점은 기존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의료계의 반감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관건이다"며 "그간 복지부는 (충돌상황에서) 의료계와 한의계 간 중재를 해왔는데 이제는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의료일원화는 꼭 해야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